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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 일상/아동요리

캐릭터 도시락, 그 안에 담긴 마음을 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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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 선생님이 만든 예시 캐릭터 도시락

아이의 '표현'을 만난 순간

아이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었다고 말할 때, 우리는 그걸 가볍게 넘기곤 합니다. 하지만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열린 ‘가족 캐릭터 도시락 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가 만든 도시락 하나에도 그 아이만의 감정과 생각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는 걸 각 가정마다, 그리고 저 마저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활동 중 현장사진

아이들만의 요리 시간

이 체험은 독특하게도 보호자 없이 먼저 아이들끼리 소통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타 수업은 보통 낮에 시작하는데, 특이하게도 이번 수업은 보호자들은 퇴근 후 합류하는 구조라 오후 7시 넘어 시작하였고,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참여해 요리를 직접 구성했습니다. 한 손에는 조리비닐장갑, 다른 손에는 도구들을 들고 각자의 도시락을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작은 창작 공방 같았습니다.

중학생이 만든 도시락의 의미

특히 중학생 아이가 만든 도시락은 인상 깊었습니다. 단순히 재료를 올려놓은 것이 아니라, 주먹밥마다 표정이 달랐고, 감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웃는 얼굴, 눈을 감은 얼굴, 뾰로통한 얼굴까지. 그 도시락은 누가 봐도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이 표현된 창작물이었습니다.

도시락 속 감정 이야기

도시락을 바라보며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이 친구는 어떤 기분일까?” 아이는 “얘는 나처럼 혼자 있었어. 근데 친구가 생겨서 기분이 좋아졌어.”라고 말했습니다. 그 대답을 듣고, 나는 도시락이 아이의 마음을 대신 말해주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보호자와의 진짜 소통

보호자들은 대부분 “이런 표정으로 만든 이유가 있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 순간부터 부모와 아이 사이에 자연스러운 대화가 오갔습니다. 아이는 과정을 설명했고, 부모는 아이가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은 평소와는 전혀 다른, 진심 어린 소통이었습니다.

요리가 된 마음의 언어

요즘 부모와 보호자(조모, 조부)들은 아이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합니다. 관심사가 다르고, 대화가 단절되는 경우도 많죠. 그런데 이런 요리 프로그램은 아이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끌어내고, 보호자와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요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소통창고가 되는 언어가 될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하며

이번 가족 도시락 만들기 체험은 단순한 요리 활동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는 자신을 표현했고, 보호자는 그 표현을 읽어냈습니다. 자존감과 소통, 이해와 감동이 함께한 이 경험은 한 끼 식사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앞으로도 아이와 함께 요리하며 서로를 이해해가는 시간을 자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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