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치아에 대한 관심은 사실 내가 어릴 때부터 갖고 있었다.
나는 고등학생 시절 직접 치아 교정을 받았고, 위턱 중앙에 매복된 과잉치를 발치해야 했다.
그 경험이 있었기에 아이가 어릴 때부터 치아 상태에 예민하게 신경을 썼다.
영유아 검진에서도 과잉치 씨앗이 보인다고 했고, 이후 어린이치과를 계속 다니며 관찰해 왔다.
그리고 드디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어린이치과에서 추천서를 받아 양산 부산대학교치과병원 소아치과에 다녀온 내용을 정리하려 한다.
이 글이 혹시라도 비슷한 상황의 부모님께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과잉치란?
과잉치(Supernumerary tooth)란 정상적인 영구치 32개 외에 추가로 발생하는 치아를 말한다.
보통 사랑니를 제외하고도 이상 치아가 생기는 경우를 말하며, 입 안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
대부분 치과 진료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발생률은 평균 2% 정도로 알려져 있고, 남자보다 여자에게 조금 더 많이 발생하며
아래턱보다는 위턱에서 더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
문제는 이 과잉치가 영구치의 맹출 방향을 방해하거나,
잇몸뼈 속에 깊이 매복돼 턱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위치에 따라 조기 발치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
나의 과잉치 경험과 유전 걱정
나는 고등학생 시절 부산대 치과병원에서 과잉치 발치 수술을 받았다.
위턱 천장 중앙 깊숙이 과잉치가 있었고, 많은 인턴·전공의들 앞에서 수술이 진행되었다.
난이도가 높은 케이스로 많은 치과에서 거절 당했고, 부산대 치과병원에서도 어려워했다.
이때 한 교수님이 도전적으로 수술과 교정을 맡아 주셨고,
결과적으로 내 치열은 매우 바르게 정리되었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에게도 혹시 유전이 된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늘 있었다.
설마 했는데, 아이도 과잉치가 발견됐다.
아이의 과잉치 발견과 대학병원 방문
어린이치과에서는 이미 구강 구조가 협소하고, 영구치 나올 공간이 부족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앞니(11번)가 흔들리기 시작하자, 어린이 치과에서는 대학병원으로 진료 의뢰서를 작성해 주셨다.
과잉치가 영구치 맹출 경로를 막고 있어서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2025년 2월 6일, 아침 일찍 어린이 치과에서 진료를 받고
오후에는 양산 부산대치과병원 소아치과로 이동했다.
1층 접수 후 바로 소아치과로 초진 진행.
X-ray, 파노라마, CT를 포함한 전체 촬영을 했고
아이의 얼굴 골격과 과잉치 위치, 영구치 성장 속도를 확인했다.
진단 결과: 과잉치로 인해 영구치 맹출 지연
결과는 우려했던 그대로였다.
11번 유치가 흔들리고 있는데, 21번 영구치는 과잉치에 막혀 내려오지 못하고 있었다.
과잉치가 뒤에 딱 붙어 있어서 앞으로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미 아랫니는 공간 부족으로 비뚤게 자라기 시작했고,
윗니도 이대로 두면 틀어져 맹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었다.
교수님께서 바로 수술 일정을 잡자고 하셨고,
너무 이른 것 아닌가 걱정했지만 지금 치료를 미루면 더 큰 교정이 필요할 수 있어
수술 결정을 하게 되었다.
수술 일정 및 계획
아이 나이는 만 8세.
전신마취가 필요한 상황이라 2025년 2월 20일 사전 검사,
3월 18일 수술 일정이 확정되었다.
소견에 따르면
- 턱이 작고
- 영구치가 크며
- 자라는 속도도 일정하지 않고
- 과잉치가 맹출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 과잉치를 제거해주는 것이
영구치가 비교적 바르게 자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한다.
엄마로서의 마음
나는 이미 치과 수술과 교정의 고통을 겪어본 사람이다.
그래서 아이가 겪게 될 수술과 그 과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무겁다.
아빠는 아이의 아픈 모습을 볼 수 없겠다며 수술날 병원에 함께 가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고,
나 또한 마음 단단히 먹고 아이 곁을 지켜야겠다 다짐했다.
부디 아이의 치아가 건강하게 자라고,
교정도 원활하게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과잉치는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겪는 문제이고,
부모가 제때 인지하고 진단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에게 치과를 무서운 곳이 아니라,
자기 몸을 돌보는 장소로 인식시켜주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느꼈다.
이 글이 같은 상황을 겪고 있는 부모님들께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진료 진행 과정이나 준비할 점이 궁금하다면 다음 글로도 이어가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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