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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 일상/워킹맘 이야기

초등학교 1학년, 쉬는 시간 잠깐 사라졌던 아이… 결국 저는 육아휴직을 결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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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습니다.
"이제는 좀 컸다", "이젠 혼자서도 잘하겠지"라는 기대감으로 저는 3월에도 계속 출근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제가 상상했던 것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학교는 유치원과 다르게 훨씬 더 복잡했고, 아이는 등하교뿐만 아니라
점심시간, 쉬는 시간, 방과 후 교실까지 모든 걸 스스로 판단하고 이동해야 하는 환경에 놓이게 되었죠.
그리고 어느 날, 방과 후 교실로 가야했던 아이가 선생님을 기다려야 하는데,

찰나의 시간. 학교 안에서 10분 이상 사라졌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매일 학교 쉬는시간 마다 휴대폰을 확인했고,
겉으론 잘 지내는 아이를 보면서도 속으로는 ‘나는 너무 많은 걸 못 챙겨주고 있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3월에는 회사 눈치에 눌려 휴직 신청을 미뤘지만,
결국 저는 4월 중순, 5월 중순 부로 육아휴직을 신청했습니다.
이 글은 그 과정과, 그 결심 뒤에 있던 엄마로서의 불안과 선택의 기록입니다.

 

1. 초등학교 1학년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아이는 유치원을 졸업했지만, 생활 능력은 아직 어린아이 그대로였습니다.

  • 교실 이동을 헷갈려했고
  • 점심도 혼자 잘 못 먹는 날이 있었고
  • 가장 큰 문제는, 방과 후 교실로 이동 도중 길을 잃었던 날이었습니다

학교 선생님이 전화를 주셨고,
저는 그날 오후 내내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혹시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그때도 나는 회의실 안에 앉아 있어야 할까?"

이 질문이 제 마음속에 계속 맴돌았습니다.


2. 휴대폰을 사줬지만, 불안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날 이후 바로 다음날 저는 아이에게 위치확인 가능한 키즈폰을 사줬습니다.
매일 학교에서 나오는 시간에 맞춰 폰을 켜고,
하루에 몇 번씩 아이가 어디 있는지를 체크했습니다.

하지만 폰은 폰일 뿐,
실제로 아이 곁에 있어주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아이는 적응하는 듯 보였지만,
저는 점점 더 ‘지켜보고 있지 못한 죄책감’에 휘둘렸습니다.


3. 결국, 늦었지만 육아휴직을 신청했습니다

3월엔 여러 가지 이유로 육아휴직 신청을 포기했습니다.

  • 근무 월별 시즌 분위기
  • 영업팀과의 눈치
  • ‘이 정도는 내가 참으면 되겠지’라는 생각

하지만 가장 소중한 건 ‘우리 아이의 마음’이라는 걸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4월 중순,
저는 결국 결심했고,
법적으로 한 달 전 신청 조건에 따라 5월 중순부터 육아휴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회사는 쉽게 승낙해주진 않았고,
적지 않은 대화를 주고받았지만,
저는 지금 가정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확신합니다.


4. 아이의 중요한 시기에 ‘엄마가 곁에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강력한 기반이 됩니다

초등학교 1학년은 단순히 ‘입학’이 아니라
사회의 첫 시작점입니다.

이 시기에 아이가 느끼는 감정, 습관, 자립심은
앞으로의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 시기를
✔ 무조건 챙겨주기 위한 육아휴직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보며 도와주는 시간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회사는 대체할 수 있지만, 엄마는 대체될 수 없습니다

육아휴직을 내기까지 너무 오랜 고민을 했습니다.
아이의 방과 후 쉬는시간 교실 실종, 폰 체크, 퇴근 후의 미안함들…
그 모든 작은 불안들이 쌓여, 결국 제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줬습니다.

나는 회사에서의 자리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엄마로서의 자리를 지키는 게 먼저라는 것.

이 글이 지금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또 다른 워킹맘들에게
‘당신의 결정은 충분히 가치 있다’는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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